[신민정 기자]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 "안타깝게도 오늘 아침 9시 단일화 결렬 통보를 최종적으로 받았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투표용지 인쇄(28일) 전 후보 단일화는 사실상 무산 수순을 밟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현재로서는 이번 대선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윤 후보, 안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간 4자 구도로 치러지게 될 공산이 더 커졌다. 다만 윤 후보가 '야권통합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히면서 단일화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는 않은 상태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간 양측의 단일화 협상 과정을 공개했다. 윤 후보는 "저는 오늘 이 시간까지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진실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왔다"며 "우리 당 의원들과 전권을 부여받은 양쪽 대리인들이 만나 진지한 단일화 협상을 이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양측 전권 대리인인 장제원(윤석열 측)·이태규 의원(안철수 측)이 전날과 이날 새벽까지 두 차례 협의를 진행해 후보 회동 일정 조율만 남은 상태였지만 단일화 결렬을 통보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제 오후 2∼4시 최종 합의를 이뤄서 저와 안 후보의 회동 일정 조율만 남은 상태였는데 다시 저녁에 안 후보가 완주 철회를 위한 명분을 조금 더 제공해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저는 안 후보 자택을 방문해 그런 정중한 태도를 보여드리겠다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그에 대한 답은 듣지 못했고 안 후보가 목포로 출발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양쪽 대리인이 또다시 오늘 새벽 0시 40분부터 새벽 4시까지 후보 회동을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 협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 후보 측은 제가 오늘 오전 회견을 열어 안 후보에게 회동을 공개 제안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저는 수락했다. 그래서 양측 대리인이 오늘 아침 7시까지 회동 여부를 포함한 시간·장소를 결정해 통보해주기로 협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9시 단일화 결렬을 최종 통보받았다고 윤 후보는 밝혔다.
윤 후보는 "지금까지 단일화에 대해 공개 언급하지 않은 것은 공개 언급이 단일화 과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후보 단일화를 간절히 바랐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이제는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를 열망해온 국민께 그간 경과를 말씀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회견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이라도 안 후보께서 시간과 장소를 정해주시다면 제가 지방에 가는 중이라도 언제든지 차를 돌려 직접 찾아뵙고 안 후보와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안 후보의 화답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또 "국민들의 열망인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통합에 저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며 막판 단일화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다.
윤 후보는 양측 단일화 협상이 결렬된 이유에 대해 "저희도 알 수가 없다"며 "그쪽에서도 '이유를 모르겠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을 뿐"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여수 오동도 이순신 광장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반박했다. 앞서 윤 후보는 야권 단일화를 놓고 양 측의 전권대리인(국민의힘 장제원·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단일화 물밑 협의를 마치고 후보 회동 일정 조율만 남은 상황까지 협의가 진전됐으나, 최종적으로는 안 후보에게 단일화 결렬을 통보받았다고 했다.
이에 안 후보는 "제가 주장한 건 국민 경선에 대한 것이었는데, '안 받겠다, 받겠다'는 등의 이런 입장 표명이 없었다"며 "다른 어떠한 것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못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안 후보는 윤 후보가 '여론조사 경선은 아예 협상테이블에 없었다'는 말에 대해서도 "협상이라는 건 서로 얘기하는 것"이라면서 "저희가 올렸는데 그것이 테이블에 없었다는 것은 협상 상대자로서의 도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가 계속 연락을 시도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당원들과 윤 후보 지지자들의 전화·문자폭탄을 보내 연락을 확인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지금 계속 전화가 오고 문자가 3만개가 넘게 왔는데 제가 이 전화로 어떤 통화를 시도나 할 수 있느나"라며 "이것 자체도 당에서 어떤 채널을 통해 제 번호를 뿌리는 것으로 안다. 이런 짓이 협상파트너의 태도인지"라면서 취재진에게 휴대 전화를 보여주기도 했다.
윤 후보는 안 후보에게 직접 접촉을 시도했는지에 대해 "(안 후보가) 굉장히 많은 통화나 문자를 받을 것으로 저도 예상했기 때문에, 안 후보에게 전화나 문자를 드리면 그쪽 관계자에게 '문자를 드렸으니 보시라'는 말씀을 드렸고 '보셨다'는 답변도 들었다"고 언급했다.
안 후보 자택 방문 문제에 대해선 "(안 후보 측에서) '사전에 협의하지 않은 일방적 자택 방문은 단일화 파국을 의미하니 절대 하지 말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그런 요청을 받고서 하면 쇼에 해당해서 그건 시도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실 상 윤 후보 발언은 최후 통첩 성격으로, 단일화에 응하지 않아 정권교체가 실패하면 모든 책임을 다 안 후보가 뒤집어 써야 할 판이고, 오늘 아침 ‘결렬’ 통보를 하고 목포로 내려간 상태라 윤 후보의 제안에 기다렸다는 듯 화답하려해도 주변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으로 이제 마지막까지 불씨를 살리겠다는 윤 후보의 역 제안을 받은 안철수 후보의 머리는 복잡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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