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신문=신민정 기자] 도광양회(韜光養晦)는 “자신의 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린다”라는 뜻으로 풀이되며 필자가 좋아하는 사자성어인데 독자분들도 언젠가는 큰 뜻을 기다리며 모든 일에 열정적인 자세로 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적어보았다.
지난 8월 15일 광복절(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광복된 것을 기념하고,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경축하는 날) 지역을 대표하는 화가이자 오랜 시간 일타강사로 유명한 김은수 미술학원 대표를 만나 그녀의 교육철학과 가치관에 대해 진솔하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광복절을 맞이하여 내가 평소에 존경하는 백범 김구 선생님의 명언을 김은수 작가의 인터뷰에 앞서 적어보려 한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의 부력이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만하고 우리가 강력히 남의 침략을 막을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 나의 멘토이자 산소같은 존재 ‘부모님’ -
Q.오랜시간 김은수 미술학원을 운영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여류화가 중 한사람으로 유명한데, 작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와 대학교(원) 전공은 무엇인지?
A.제가 만 5세가 되었을 무렵 고등학교 교사였던 아버지와 서울에서 다양한 예술문화를 접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미술을 시작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진로를 미대로 선택했던 것 같아요. 더불어 제 여동생들도 미대 출신이에요.
가톨릭관동대학교 미술학과 (한국화 전공 / 선학균 교수님 지도)를 졸업한 후 전문적인 작가가 되기위해 강릉원주대학교 일반대학원(한국화 전공 / 차영규 교수님 지도)에서 석사과정을 마쳤어요.
그리고 대학교(원) 시절 한국화 전공에 매진하며 꾸준히 작품활동도 병행했는데 학업과 일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지만 끈기를 가지고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미술학원 운영한지도 23년째 접어들고 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만 5세때 미술을 권유했고 지금까지도 물심양면으로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의 안목 덕분에 제가 유명해진 것 같아요. 또한 고모이자 국문학 박사이신 김영자 교수님과 고모부이신 홍지훈 변호사님께서도 늘 후원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해요.
Q.김은수 아뜰리에미술학원은 언제부터 운영했으며, 입시위주의 결과물에서 얻은 성과와 성인, 장애인,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평생학습 차원에서 보람차게 느낀 점은?
A.김은수 미술학원 운영은 아마도 가톨릭관동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한 후 오픈한 것 같아요. 학원을 운영하며 뒤늦게 강릉원주대학교 한국화 석사과정을 하며 개인전과 그룹전 등 활발한 활동을 했어요.
학원의 미술수업은 만 5세 아동부터 시작하는 아동미술과 예고를 진학해서 미대를 준비하는 입시미술 그리고 장애인, 어르신, 아마추어 미술작가, 취미미술 등 거의 모든 세대까지도 지도 가능해요.
최근에는 장애인미술까지 폭넓게 연령, 성별 등 구분없이 모두 지도하고 있어요.
입시미술은 청소년들이 강원예고에 진학하거나 서울대 · 홍익대 미대 등 명문대에 입학하는 합격률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성인학습자와 장애인 그리고 아마추어 화가를 지도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보람과 성취감을 안겨줬어요.
마치 제가 유년 · 학창시절 그림그리기대회에서 입상했을때의 기쁨이나 저의 성장과정을 되짚어보는 것과 같은 동질감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강렬한 희열을 느껴요.
아울러 7년전 강원예술고등학교에 수석 입학했던 김지영 학생은 제가 6세떄부터 지도했는데 서강대학교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제가 수석의 영광과 합격의 기쁨을 누린 것처럼 행복했어요.
- 화가를 꿈꾸는 아마추어 작가 ‘등용문’ -
Q.25년 가까이 미대 입시위주의 미술학원을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이며 성인학습자를 대상으로 미술지도를 하며 어려웠던 점이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A.고등학교 진학과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개인의 창의성보다는 높은 점수를 받기위한 획일화된 입시위주의 미술지도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가장 안타깝고 힘들었어요. 상대적으로 성인학습자를 지도할 때는 좋은 점수를 받게하기 위한 학력 위주의 지도를 안해서 좋았지만, 직장인을 비롯해서 교육생들의 스케줄에 수업을 맞춰야 한다는 점이 조금은 어려웠어요.
한편, 아마추어 작가(이대석, 박희선, 이경희, 박비상, 권정자, 박한기, 홍윤의) 개인전 및 신사임당 미술대전 도전과 장애인에게 작품을 지도하며 장애인 공모전 출품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보람되고 기쁜 것 같아요.
Q.2010년 이후 홍콩, 중국 아트페어 부스전 등 많은 전시회를 했던 것으로 아는데 그 외에 초대전 등 작품전은 언제, 어디서 했는지?
A.2007년 뒤늦게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기 바로 직전에 둘째 아이를 출산하며 학원 운영, 미술 작업과 육아를 동시에 소화하면서 예술의 전당의 한가람미술관 등 각 종 전시회에 참여했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순간들이 한여름 밤의 꿈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또한, 2008년 차영규 지도교수님과 중국 베이징에 연수를 갔는데, 집에 두고온 아이들 생각에 힘들어서 호텔에서 많이 울기도 했어요.
그밖에 2016년 한·독 현대미술 초대전, 2017년 강릉아트센터 개관전, 2018년 강릉미술협회전, 2018년 강릉수채화협회전, 2019년 임란회 정기전, 2020년 강릉미술협회전 등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크고작은 전시회를 가지고 있어요.
- 문화강국 기원 여류화가 모임 ‘임란회’ -
Q.강릉미술협회, 임란회 회원으로 알고있는데 미술단체 뿐만아니라 다른 모임이나 조직에 속해있으면서 사회활동하는 사항이 있거나 개인적으로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A.임란회는 강릉에서 활동하는 유일한 미술대학교 출신 여류화가 모임인데 총무로 활동하며 문화예술의 활성화와 문화르네상스를 이루는데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어요.
또한, 강릉미술협회 선후배님들과 똘똘 뭉쳐 지역미술의 생활화와 대중화에 앞장서며 일상생활 속에서 시민들이 미술품을 마주하고 전시회를 찾아가는 생활문화의 확대를 통해 우리의 삶이 지금보다 풍요롭고 행복해지길 진심으로 바래요.
생활문화 속에서 미술을 접하며 예술인과 비예술인의 경계가 무너지고, 더이상 미술작품이 재테크의 수단이나 사치품이 아닌 대중가요처럼 친구같은 존재가 됐을때 대한민국이 진정한 문화강국이 되지 않을까요?
앞으로 성인학습자들에게 아마추어 작가의 기회를 많이 제공해주고, 장애인들에게도 재능기부를 통한 미술지도로 약간의 도움이라도 주고 싶어요.
Q.한중대학교 <불꽃> 잡지 표지그림과 박희백 의사의 <힐링 심포니> 책의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와 기억에 남는 점은?
A.지역에서 꾸준히 미술학원을 운영하며 수차례 작품전시회 및 아마추어작가 발굴로 유명세를 타면서 도서 작가들로부터 미술 삽화 작업 의뢰가 많이 들어오는 편이에요.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강릉지역에서 델포이내과를 운영하고 있는 박희백 원장님과 콜라보로 함께 작업했던 <힐링 심포니>란 책의 소묘 삽화였어요. 힘든 투병생활을 하는 과정을 극복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려고 진지하게 접근하여 구체적으로 그리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지난 7월 강릉시정소식지인 강릉플러스 책자에 권정자 할머니 화가의 글에 언급된 것을 봤는데 두분의 인연은 언제부터 시작됐으며 또 다른 예비화가(작가)를 배출했던 적이 있는지?
권정자 할머니 화가님을 처음 만났던 건 1년반전으로 거슬러올라가 우연히 화가님 가족의 소개로 알게되었는데 그게 인연의 시작이었어요.
당시 80세가 넘으셨지만 제가 지도했던 미술 수업에 열정적이고 즐겁게 임하는 자세를 보면서 사제지간(스승과 제자 사이)으로 만났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꺠우치게 도와줬어요.
제 미술 제자 중에서는 최고령이시지만 언제나 밝으시고 배울점이 많다고 느끼게 해줬던 고마운 분이세요.
저에게 미술지도를 받으시고 1년뒤에 아산병원 갤러리에서 제1회 개인전도 개최하시고 강릉아산병원 8월호 뉴스매거진에도 실리고, 시청소식지인 강릉플러스에도 소개되는 겹경사를 누렸지요.
권정자님 외에는 이대석갤러리를 운영하는 이대석 원장님과 신사임당미술대전에 출품하기위해 열심히 작업 중인 여러 작가님들이 계세요.
Q.미대에서 미술학(동ㆍ서양화)을 전공해서 장래희망이 예술계통이거나 취미로 미술을 접하고 뒤늦게 화가로의 꿈을 가진 성인학습자에게 얘기하고 싶은게 있다면?
A.6~7년전쯤 70대 여성분을 강릉원주대학교 미술학과(서양화) 편입시험을 도전하여 합격시킨 소중한 경험이 있는데, 간절히 바라고 노력하면 반드시 꿈은 이루어진다는 불변의 진리를 확인했어요.
미술학원 운영은 23년차지만 꿈 많던 대학생 20살부터 입시미술 지도와 개인과외했던 경험을 포함해 30년동안 미술지도에 집중했던 시절을 돌이켜보면 배움의 시기는 정해진 것이 아니라 내가 마음먹기에 달려있고 열정의 깊이는 나이와 상관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깨달았어요.
즉, 배움은 타이밍이 중요한게 아니라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고 시작이 반이라고 생각해요
- 소명으로 일하면 선물같은 삶 ‘인생관’ -
Q.마지막으로 김은수 미술학원대표와 지역을 대표하는 미술작가로 교육에 대한 철학이나 미술에 대한 가치관은 무엇인지?
A.미술 교육을 통해 평생학습교육으로 나에게 집중하여 자존감이 높아지고 건강한 인생관이 형성되며 문화를 통해 올바른 가치관이 확립된다고 생각해요.
일상생활속에서 문화를 즐기면서 멋진 인생을 행복하게 설계하고 예술을 향유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질 수 있다고 확신해요. 사회구성원들 누구나 미술을 쉽게 접하고 따라하며 행복한 모습을 보일 때 미술을 통해 진정으로 마술처럼 행복한 인생이 그려진다고 봐요. 마지막으로 백범 김구선생님의 명언 중에 “돈에 맞추어 일하면 직업이고, 돈을 넘어 일하면 소명이다. 직업으로 일하면 월급을 받고, 소명으로 일하면 선물을 받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미술학원을 시작하면서부터 오래전부터 제 삶의 인생관이자 중요한 생활철학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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