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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향 명창, ‘2026 문화유산 국악의 향연 축제’ 무대…종로에 울리는 ‘우리 소리’

10월 3일 서울 종로 탑골공원서 개최…판소리·춤·연희 어우러진 전통예술 한마당
정옥향 명창 ‘정광수제 수궁가’ 선보여…제자들과 함께 전승의 맥 잇는다
임수정 진도북춤·성민호 특별무대·남사당놀이와 줄타기까지 세대·장르 확장
전 프로그램 무료 개방…3·1운동 역사 품은 탑골공원서 시민과 전통예술 만남

[선데이뉴스신문=신민정  기자] 선선한 바람이 불고 가을빛이 짙어지기 시작하는 10월 초, 서울 종로 한복판에서 판소리와 춤, 민요와 장단, 전통연희가 한데 어우러지는 우리 전통예술의 깊은 울림이 펼쳐진다.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수궁가’ 준보유자 정옥향 명창과 제자들이 참여하는 ‘2026 문화유산 국악의 향연 축제’가 오는 10월 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다.

서울시 민간축제 지원 육성사업으로 진행되는 이번 축제는 (사)국악문화보존회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와 종로구가 후원한다. 판소리를 중심으로 전통춤과 민요, 장고, 남사당놀이, 줄타기 등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며 우리 전통예술의 원형과 전승 가치를 시민들과 나누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옥향 명창 ‘정광수제 수궁가’…스승에서 제자로 이어지는 소리

축제의 중심에는 정옥향 명창의 ‘정광수제 수궁가’가 자리한다.

양암 정광수 국창의 수제자인 정 명창은 유성준에서 정광수로 이어진 판소리 수궁가의 맥을 계승하며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 이날 무대에서는 해학과 풍자가 살아 있는 ‘정광수제 수궁가’를 통해 판소리 특유의 성음과 우리 소리의 깊은 멋을 들려준다.

특히 제자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단순한 명창 공연을 넘어 스승에게서 제자로 소리가 이어지는 판소리 전승의 현장을 보여준다. 전통을 보존하는 데 머물지 않고 다음 세대로 이어가는 과정 자체를 관객들이 무대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정옥향 명창은 “국악은 한 세대만의 노래가 아니라 오랜 세월 세대를 이어온 우리 민족의 목소리”라며 “도심 한가운데에서 시민들과 직접 호흡하며 우리 소리의 깊이와 흥을 나눌 수 있어 뜻깊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세월 이어온 전통의 정신을 오늘의 삶 속에서 다시 만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관객들이 우리 소리에서 신명과 위로, 새로운 활력을 느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체 공연 사회는 박정곤 국악연출가가 맡는다.

진도북춤·남도민요·전통춤…소리와 춤으로 채우는 무대

판소리의 깊은 울림에 춤과 장단도 더해진다.

임수정 국립경상대학교 교수가 진도북춤 특유의 힘찬 장단과 역동적인 춤사위를 선보인다. 남도민요 무대에는 제22회 전국호남가 국악경연대회 명창부 대상인 국회의장상을 수상한 박애숙을 비롯해 송순점, 도혜경 등이 출연한다.

송관호, 고순덕, 유병주, 김민경, 고서현, 고은영 등 수궁가 전수생들도 무대에 올라 남도 특유의 구성진 가락과 흥을 풀어낸다.

전통무용 ‘홍지무’에서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5호 이수자 임정숙을 비롯해 이연, 김명옥, 조성실, 이정금, 육연주 등이 한국 전통춤의 절제된 아름다움과 섬세한 춤사위를 선보인다.

기악 연주진도 무대의 완성도를 더한다. 국가무형유산 제5호 판소리고법 이수자 김은하, 서울시무형유산 제39호 아쟁산조 이수자 서정호, 국무총리상 수상 경력의 이웅렬 등이 참여해 판소리와 전통공연의 음악적 흐름을 뒷받침한다.

조경희아카데미의 ‘열두장고’ 공연도 마련돼 빠르고 역동적인 장단으로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신명 나는 무대를 꾸민다.

성민호 특별무대부터 남사당놀이·줄타기까지

전통예술을 보다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도 이어진다.

가수 성민호가 특별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만나며 판소리와 민요, 전통춤 중심의 프로그램에 대중음악을 더해 세대 간 접점을 넓힌다.

축제 후반부에는 남사당놀이와 줄타기가 펼쳐져 전통연희 특유의 흥과 긴장감을 더한다. 전문예술단체 ‘꿈꾸는 산대’는 남사당놀이를 비롯한 전통연희를 바탕으로 관객과 가까이 호흡하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3·1운동 역사 품은 탑골공원서 만나는 ‘살아 있는 전통’

공연이 열리는 탑골공원이라는 공간 역시 이번 축제의 의미를 더한다.

탑골공원은 1919년 3·1운동과 깊은 관련이 있는 역사적 공간이자 서울 종로의 근현대사를 품은 대표적인 장소다. 이러한 역사문화 공간에서 판소리와 춤, 민요, 전통연희가 시민들과 만난다는 점에서 공연장 중심의 전통예술을 일상의 공간으로 확장한다는 의미도 갖는다.

행사 관계자는 “전통예술을 어렵게 느끼는 시민들도 편안하게 접할 수 있도록 소리와 춤, 노래, 연희가 어우러지는 무대를 준비했다”며 “예술인과 시민이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와 매력을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개방돼 시민 누구나 별도의 관람료 없이 관람할 수 있다.

이번 축제는 판소리의 원형과 전승을 중심축으로 두면서 전통춤과 민요, 장고, 남사당놀이, 줄타기, 대중음악까지 무대의 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정옥향 명창과 제자들이 함께 선보이는 ‘정광수제 수궁가’는 판소리가 과거에 머문 문화유산이 아니라 스승에게서 제자로, 다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살아 있는 우리 소리’임을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전승의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